2022.09.15
원문 - 서울특별시도시재생지원센터 (surc.or.kr)

마장동 '어바웃엠 협동조합'의 또다른 도전 제로웨이스트숍, M STUDIO
2019년 서울 도시재생기업(CRC)으로 선정된 마장동 '어바웃엠 협동조합'. 마을카페 운영을 통해 차근차근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업력을 쌓아가고 있는 어바웃엠이 사업확장 소식을 알려왔다.

카페 ‘못나숲’과 제로웨이스트숍 ‘M studio’는 카센터와 창고가 있던 곳.
마장동 축산시장 골목에 위치해 오후 3~4시만 되어도 일찍 셔터문을 내려 어두컴컴했던 골목길이 두 공간 덕분에 밝아졌다.
어바웃엠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북카페 ‘못생긴 나무가 숲을 지킨다(이후 못나숲)’ 옆으로 나란히 ‘스튜디오 엠’이 문을 열었다. 출입구는 따로따로 있지만, 들어가면 문 하나만큼 벽을 터서 두 공간이 서로 연결돼 있다. 필요에 따라 오픈해서, 또는 독립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운영하는 데 효율적인 구조. 플러스 된 이 공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2년여 만에 다시 만난 정미라 대표에게 그간 어바웃엠협동조합의 성장과 변화에 대해 물었다.
Q. 어바웃엠의 다음 행보가 *제로웨이스트 숍이라니.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위층에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우리동네키움센터가 있어요. 코로나로 아이들에게 일회용품에 담긴 도시락을 주는데, 30여명의 아이들에게서 일주일에만 300개의 일회용품이 나와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어떻게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지 공부하면서 제로웨이스트숍도 다녀보고, 전국 단위 제로웨이스트숍 모임 ‘도모도모’에도 가입했어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정해서 하나하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둔 원칙
Q. 제로웨이스트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성동구 *ESG 지원사업을 통해 교육을 받았어요. 전문 강사님을 초빙한 교육에 조합원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참여했답니다. 작년에 진행한 그린 리더 교육은 10회 과정으로, 이 과정이 끝나고 카페에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

Q. 카페의 텀블러 운영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우선 텀블러를 구입하는 것부터가 필요한 일인지 고민했어요. 누구나 집에 안 쓰는 텀블러가 있을 텐데, 이걸 기증받아보자 했죠. 반신반의하고 시작한 일인데 많은 주민분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그것도 새 텀블러를 기증해주셨어요. 순식간에 100여개의 텀블러가 모였답니다. 덕분에 자원도 절약하고 텀블러 운영의 발판을 마련했어요. 테이크아웃하는 텀블러는 “일주일 안에 가져다주세요.” 하고 말씀만 드려요. 별도의 입출 노트를 기록하지 않아요. 신뢰로 운영하는 거죠. 일주일 안에 가져오지 못하신 분들은 미안해하며 늦게라도 꼭 가져다주시니, 감사한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커뮤니티의 힘이 느껴집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보람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일도 있었어요. 지역행사를 기획하는데 저희에게 다회용기 300개를 준비해 달라더군요. 다회용기를 사용한다고 무조건 환경을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윤 붙여 판매하면 저희야 좋지만, 필요 이상의 것을 생산하고 구매하는 것도 자원낭비 아닌가요. 그래서 준비 기간 동안 주민들에게 사용하지 않는 통을 기증받고 부족한 것만 구매하시면 어떻겠냐고 조언해드렸더니, 정말 좋아하셨어요. 실제 실현이 됐답니다.

Q. 이 공간을 오픈하고 좋은 점은 뭔가요? 저희는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조합이기 때문에 모든 공간이 열려있습니다. 지역 안에서 친구도 만나고, 문화 활동도 하는 공간으로 채우고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는 뭔가를 구매해야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반면 제로웨이스트 숍은 구경만 하러도 많이 오세요. 동네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문턱이 낮아서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 열었구나 싶습니다.
Q. 어떤 물건들을 판매하나요?
친환경 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일상의 물건들이요. 예를 들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스테인레스 빨대와 전용 청소솔, 100% 자연수세미, 친환경 세재, 텀블러 뜨개 홀더, 재생 휴지 등의 물건들이에요. 친환경 치약이나 비누, 뜨개 제품은 조합에서 직접 만들고 있어요. 세제는 공병을 가져오시면 필요한 분량만큼 담아갈 수 있습니다.



Q 이른 아침인데도 우유팩을 모아오는 주민분들이 많네요
우유팩을 제지회사로 보내 재활용 휴지를 만들고 있어요. 재활용 휴지는 다시 매장에서 판매하고요. 버리던 우유팩이 자원이 된다는 걸 아시고선 주민분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아다 주세요. 감사한 마음에 비누를 드렸는데, 성동구 ESG 지원사업에 선정되고 우유팩 15장을 10ℓ 쓰레기봉투로 바꿔드리고 있어요. 이러한 활동이 쌓여 친환경 생활이 일상의 문화로 발전된다고 생각해요.
Q. 제로웨이스트숍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젊은 층은 빠르게 친환경 생활을 이해하고 소비하고 있어요. 반면 어르신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문화라 시간이 좀 걸릴 뿐, 매장을 오며 가며 좋아해 주세요. 의미 있는 일이라며 우유팩 수거에도 동참하시고요. 집을 보러 왔다가 저희 매장을 방문하고 이런 매장이 있는 동네에 살고 싶다며 이사를 결정하셨다는 분도 계세요. 이웃과 교류하며 살 수 있는 동네라는 생각을 하셨다고요.

Q. 그분 말씀에 도시재생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사람마다 도시재생의 의미는 다를 수 있어요. 도시재생이 잘 되었다는 지역을 가면 집들을 다 카페로 바꾸더군요. 상권도 살아나고 보기는 좋은데, 저는 왜 다 똑같은 걸까? 살던 분들은 어디로 갔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는 우리의 삶터니까 지역주민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고 싶어요. 이것이 도시재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어바웃엠은 문을 두드리는 이들의 시작을 돕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만들어가고 싶고요. 누군가는 돈이 되냐고 묻기도 해요. 돈이 안되더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마음과 행동들이 모여서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오후 서너 시만 되어도 어두컴컴했던 골목을 마을카페가 밝혔듯, 지역을 밝힐 수 있는 역할들을 계속 찾아나갈 거예요.
어바웃엠의 시작은 엄마들의 작은 모임이었다. 이 작은 모임이 협동조합이 되어 마을카페를 열고, 키움센터 위탁운영과 제로웨이스트숍 오픈으로 이어졌다. 그 바탕에는 살고싶은 동네를 만들고 싶다는 어바웃엠의 초심을 잃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이 담겨있다.